NCIS시즌6 오역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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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작업한 NCIS 시즌6에서 오역이 나왔습니다. 오랜만에 XTM 게시판에 들어가 봤더니 시청자 분께서 오역 신고글을 올려 주셨더군요. 놀란 가심을 부여잡고 글을 봤습니다.


요즘 6시즌 best 하잖아요~
지난번에도 보고 웃었었는데... 이번에 best로 다시보니 또 웃기네요...

14화 반지가 알려준 진실 편에서...
토니와 맥기가 사익스 집 문앞에서 대화를 나눌 때인데요...
맥기 왈, `Tony, I`m not like you`
그런데... 우리나라 자막 왈, `저는 선배가 싫어요`
I don`t like you.
I`m not like you...
ㅋㅋㅋ

이 엄청난 대 시리즈물의 번역가분께서 이런 어이없는 실수를...

아마도 토니가 맥기를 하도 많이 괴롭히니까, 또 아마도 번역하시는 분이 저처럼 맥기의 팬이라서, 순간 감정이입이 되어서 싫어하는 걸로 들렸나봐용~

어쨋든, NCIS 너무 재밌지 않나요?
CSI는 과학적이고 딱딱한 반면, NCIS는 과학적이면서도 재밌고, 그 상황상황 대사도 재밌고... 여하든, NCIS forever 입니다.


시청자 분의 지적이 정확히 맞습니다. 토니가 맥기를 갈구는 장면이라 순식간에 그리 생각했는지 모르겠는데 해 놓고도 이상하다는 생각을 전혀 안 했네요 -_-;; 요새는 초딩도 아는 문장인데 저걸 몰라서 틀렸을 리는 없다...고 애써 자위해 봅니다. ㅠㅠ

아무튼 이런 실수까지 찾아 주시고 정말 팬이신가 봅니다. 앞으로 주의하겠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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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역? 영상 번역가의 입장에서 떠들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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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참... 오늘 친구가 링크해 준 글이 있어서 봤습니다. 번역가들을 심하게 씹는 글인데 그 글만 그런 게 아니라 '번역' '자막'으로 검색해 보라해서 봤더니 이건 뭐 -_-;;; 평소에 알고는 있던 사이트입니다. 회원들의 영화에 대한 애정이 가장 뜨거운 사이트죠. 자주 가지 않아서 몰랐는데 이런 글도 굉장히 많네요. 몰랐습니다;;; 일단 링크합니다. 진짜 술을 부르는 글들입니다.

'번역' 검색 링크

'자막' 검색 링크

위에 번역가 까지 말자는 글도 번역가 까는 글입니다 -_-;;


댓글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내용은 '내가 발로 해도 저것보다 낫다'입니다. 진짜 그렇습니까? ㅎㅎㅎㅎ 한두 문장이나 제대로 처리할 수 있는지 제 앞에 앉혀 놓고 시험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군요. 이런 글도 꽤 많습니다. 'ㅇㅇ동호회 자막이 정확하고 내용도 체계적이다' 그렇습니다. 동호회 자막은 해당 작품의 골수팬들이 만드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어쩌면 프로 번역가보다 작품에 대한 이해 수준이 뛰어날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번역을 해서 자막에 올리면 시청자들은 한 자막을 다 읽지도 못합니다. 전문 용어를 풀어 썼다고 뭐라 하는 글도 꽤 많은데 그 팬들만 이해하는 전문 용어를 쓰면 나머지 시청자들은 어떻게 이해하라는 걸까요?

번역가에게 한 작품 작업할 때까지 허락되는 시간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진짜 급한 경우에는 일주일도 안 되는 시간에 한편이 나오기도 합니다. 더 웃긴 얘기를 해 볼까요? 케이블의 경우엔 드라마 한 편에 하루, 다큐 한 편에 이틀, 영화 한 편에 이틀 정도의 시간밖에 없습니다. 이것도 엄청 촉박한 겁니다. 작업이 진짜 빠르다 하는 작가들도 실제 러닝타임 7~8분을 작업하는데 1시간이 걸립니다. 게다가 이 분들이 그렇게 자근자근 씹고 계신 극장 번역의 경우엔 작업하면서 영상을 보지도 못합니다. 처음 회사에 가서 영화를 보고 오디오 테입과 대본을 받아서 소리만 들으며 작업합니다. 그리고 작업이 끝나면 다시 회사에 가서 자막을 넣고 시사를 해서 수정을 합니다. 오디오 테입만 듣고 번역하면서 100% 시청자들을 만족시킬 수가 있겠습니까? 이것까지 자신 있다 하시는 분들은 번역에 한번 덤벼 보시죠. 평생 직업으로 적극 추천해 드립니다.

저는 소위 말하는 '극장 번역가'가 아닙니다. 그저 주변에 지인으로 몇 분 알고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도 저런 글을 보면 열이 확 오릅니다. 본인이라면? -_-;;; 얼마 전 극장 영화 한 편을 작업한 적이 있습니다. 아직 개봉도 안 했고 시사회만 했을 뿐인데도 번역이 어떻다고 걸고 넘어지는 분들을 몇 분 봤습니다. 저는 꽤 다혈질인 편이라 그런 글 한두 개를 보고도 기분이 상당히 안 좋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엄청난 대공세가 이어지면 본인들은 어떻겠습니까? 제발 글 하나 쓸 때는 생각 좀 하고 씁시다. 번역 작가들에게는 작업한 작품이 자기 새끼 같은 법입니다. 그 누구보다 그 작품에 대한 애정을 갖게 되죠. 10개월 배 아파 난 자식을 보고 '니 새끼 참 개떡 같이 생겼다'라고 말하면 그 엄마 기분이 어떻겠습니까?

대개 '번역이 개떡 같다', '내가 해도 저것보단 낫다', '이건 오역이다'라고 떠드는 분들은 참 쓸데 없는 곳에서 우월감을 찾으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말 떠든다고 해서 외국어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남보다 똑똑한 것도 아닙니다. '넌 몰랐지? 난 알았어. 저건 오역이야' 솔직히 이런 마음 아닙니까? 뭐 그 작품에 애정이 너무 많아서 자막이 아쉽게 나온 걸 안타깝게 생각하는 분들도 있긴 합니다. 번역가들도 여유를 가지고 작업하면서 좋은 자막을 만들고 관객들에게 선보이고 싶은 마음이 훨씬 큽니다. 하지만 이런저런 여건도 있고 사정도 있습니다. 물론 관객 입장에서 번역가의 사정이 어떤지 상관할 필요는 없습니다만 무턱대고 저렇게 까는 일은 없어야죠 -_-;;;

한 편을 작업하고 200만원 가까이 받는 분들도 다 밑에서부터 박박 기고 올라간 분들입니다. 운이 너무 좋아서 하늘에서 기회가 뚝 떨어져서 일을 시작한 분들은 거의 없습니다. 누군 한 달 꼬박 일해야 버는 돈인데 한 편 작업하고 그렇게 받는 걸 보니 묘한 열등감이 느껴져서 저렇게 함부로 까는 걸까요? 참... 딱하단 생각이 듭니다. 세상에 편한 일은 없습니다. 착각하지 마세요.

개인적인 얘기로는 요즘 NCIS 번역 때문에 이런 저런 소리를 많이 듣습니다. 인물 관계 설정이 어떻고 존하대가 어떻고 오역이 어떻고 인터넷 자막이 어떻고... 아주 듣기 싫고 짜증납니다. 애초에 제가 원했던 대로 설정된 인물 관계도 아니었고 작업상 여러 여건 때문에 관계가 그렇게 된 건데 팬들이 하도 불만을 표시해서 다시 작품을 처음부터 수정하기로 했습니다. 존대로 처리한 부분을 전부 하대로 다시 바꾼다거나 하는 내용의 작업입니다. 원래 깁스와 포넬의 존하대 관계만 수정해 달라고 하셨는데 깁스와 벤스의 관계까지 수정하자고 말했습니다. 저도 나름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게 말이 쉽겠지만 엄청난 작업입니다. 이미 다 작업한 내용을 다시 작업하고 채널에서 다시 영상으로 제작하고 편성도 다시 하게 될 거고. 물론 수정 작업에 따른 페이를 받는 일도 아닙니다. 이건 아주 극단적인 경우고 저도 이런 경우는 처음입니다.

케이블의 경우엔 극단적일지언정 이렇게라도 수정을 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극장 번역은 그렇게 할 수도 없습니다. 들어가는 예산의 규모부터 차원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번역도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실수가 없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 실수 때문에 가장 상처받고 아픈 건 번역가 그 자신입니다. '번역해서 내보냈으니 나는 상관할 거 없다' 이렇게 생각하는 작가들은 없습니다. 작업한 작품을 본인이 봐도 아쉬운 부분이 있고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경우도 많습니다.

시청자나 관객들은 100% 완벽한 번역과 자막을 원하지만 100% 완벽한 자막을 만들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이 아닙니다. 역도 선수한테 매일 라면만 먹이면서 다음 주에 열리는 올림픽에서 죽어도 금메달 따오라고, 당연히 금메달 따야 한다고 강요한다면 납득하겠습니까?

댓글을 보다 보니 '배급사 홈페이지에 가서 저 번역사 쓰지 말자고 항의합시다'라는 글도 있더군요. ㅎㅎㅎㅎ 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런 말들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극장 번역가 입장에서도 언찮은 말이겠지만 케이블의 경우엔 채널 홈페이지가 저렇게 도배되면 아예 일을 잃습니다. 졸지에 백수되는 거죠. 그렇게 번역 자막이 싫고 짜증나고 미치겠으면 열심히 외국어 공부해서 그냥 원어로 들으세요.

아무리 전에 잘한 번역이 있어도 하나 마음에 안 내키는 게 보이면 마냥 까고 싶고 마냥 못하는 번역가 같고 그렇게들 보는 거 같네요. 그렇습니다. 월드컵에서 설기현이 혼자 드리블 하다 공 뺏기면 개새끼 됐다가 어떻게든 동점골 넣어서 연장까지 가서 영웅이 됐다가 다음 경기에서 드리블 하다 뺏겨서 또 개새끼 되고. 기억하십니까? 제발 무턱대고 개념없이 함부로 까지 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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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슈크림 2009/05/24 00:59

    아, 고충이 많으시군요. 저도 얼마전 DMC 를 보고 와서, 자막에 아쉬움이 좀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원작을 다 알고 있어서인지, '쟈기'를 '자기'로 썼다거나, '우엉남'이라는 표현이 나오지 않은 점등은 마음에 걸렸지만, 원작을 모르는 사람들이 보기엔 무리없을 정도였으니까...(게다가 그런 과격한 가사와 대사들을 그대로 썼다면^^;;) 재밌는 자막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기분 가라앉히시고, 앞으로도 계속 얘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Reply  Address

  2. 극장자막 2009/07/07 16:32

    정말 제가 하고 싶은말 다 써주셨네요.극장 자막이라는게 제약도 많고 가독성이나 미관까지도 고려해야 하는 작업인데...적절한 어휘 및 각종 관용 표현 사용이나 외국 농담을 우리나라 정서에 맞게 알맞은 번역을 하는게 어디 쉬운 일일까요.

     Reply  Address

  3. 해좌 2009/07/08 14:20

    저는 님처럼 직업으로 번역을 한 건 아니지만.
    일본 관련 방송을 번역해서 영상작업을 한 적이 있는데요.

    돈 받고 하는 것도 아니었고,
    하루에 20~30분 되는 방송들
    두어편 번역해서 직접 영상에 자막 입혀서
    카페에 올려야하는..식이었지요.


    근데 고생해서 올려놓으면
    일본어 잘하는 사람들은 잘하는 사람대로
    이거 틀리다고 지적하고

    난 나름대로 괜찮게 했다고 자신있었는데
    이게 무슨 뜻이냐면서 이해를 못하겠다고
    불평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돈 주는 것도 아니면서
    작것들이 더럽게 뭐라고 해싼다고-_-열 받은 적 참 많았었는데.

    그래도 번역이라는 게,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려고 만드는 거 아닌가요?

    내가 고생해서 전달하려고 했는데
    그게 불평 불만으로 돌아온다면,
    만든 사람에게도 문제가 있다고 보는데요.

    외국어를 아는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외국어를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무슨 번역이 이러냐고 불평할 정도면.


    화내시는 입장도 이해는 하는데,
    영상 번역이라면 저도 해본 적이 있어서...

    니가 해봐라는 식의 말씀은 좀 듣기 그렇네요.

    특히 님은 번역으로 돈을 버는 프로시잖아요.
    무조건 씹힌다고만 생각하지 마시고
    그 사람들이 불평 불만하는 건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고 봐요.
    말투가 좀..과격해서 그렇죠-_-;

     Reply  Address

  4. 음... 2009/07/22 16:19

    번역가 비난에 대해서 상당히 감정적이시네요.
    진짜 영상번역을 대표하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싶으신지 묻고싶습니다.

    네, 물론 저런식으로 막말하는건 좀 문제가 있겠죠.
    그렇다고 하는 말이 번역가 맘에 안들어서 쓰지 마라고 영화사에 항의하면
    우리 목이 짤리니까 맘에 안들면 영어공부해서 자막 보지 마라구요?

    비난은 비판으로 받아들이셔야지 운영자님 논리대로면 전국민이 영어공부해서
    번역가라는 직업을 없애버리면 번역가에 대한 비난이 없는거죠.

    그리고 그렇게 박박 기고 올라가신 분들이 전문용어 번역에 태클이 걸리는건 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물론 하시는 일 힘드시겠죠. 이 글 읽고 다음부터는 그런 상황도 고려해보면서 자막을 봐야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그렇다고 나오는 반응이 이런식이면 관객들이 번역가 입장을 고려해줄까요?

     Reply  Address

    • BlogIcon 작은평화 2009/07/23 02:32

      제 개인적인 글을 올리는 곳이기 때문에
      감정적으로 쓰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너무 읽고 싶으신 내용만 쏙 빼서 읽으신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하는 말이 번역가 맘에 안들어서 쓰지 마라고 영화사에 항의하면 우리 목이 짤리니까 맘에 안들면 영어공부해서 자막 보지 마라구요?'

      제가 쓴 말들을 싹 잘라서 정리해서 붙이셨네요;;;
      이런 글들을 보면 이상하게 생각되는 점이 있습니다.
      관객들은 그렇게 욕을 하고 비난을 하고
      자막에 불평을 하고 하면서
      왜 작가는 한 마디 말도 못 하게 하는 걸까?
      댓글에 적으신 대로
      '내 모가지 잘리니까 영화사에 항의하지 말고
      니들이 영어 공부해서 봐라'
      제 글을 이렇게 보셨다면 크게 오해하신 거라고 봅니다.
      전에 노 대통령님이 살아 계실 때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정말 못 해먹겠다'
      제가 하는 말은 이것과 똑같습니다.
      번역가의 푸념이라고 할까요?
      '못 해먹겠다 니들이 정치해라'
      '못 해먹겠다 니들이 번역해라'
      이런 식의 푸념이란 얘깁니다.
      얼마나 지치면 이런 얘기를 할까요?

      번역가는 묵묵히 관객이 던지는 돌 다 맞으면서
      '아... 내 잘못이야' 하고 가부좌 틀고 있어야 할까요?
      번역가들도 사람이고 인내에 한계가 있습니다.
      관객들은 무심코 돌맹이 하나 던지는 거지만
      작가들에게는 실질적으로나 심적으로나 엄청난 타격이 됩니다.
      이 점을 생각하지도 않고 무조건 돌을 던지고 보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그러는 겁니다.

      비난은 비판으로 받아들이라고 하셨는데
      비난은 비판과 완전히 다른 개념입니다.
      비난까지 비판으로 받아들일 수 있으면
      그야 말로 현존 부처가 아닐까 합니다.
      물론 관객은 소비자이기 때문에
      자막이 마음에 안 들고 눈에 거슬리면
      한 마디 할 수 있습니다.
      그것까지 뭐라 하고 싶진 않습니다만
      도가 지나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번역가에 대한 인격모독이나 입에 담지도 못할 상욕들.

      제 블로그에 와서 오역이나 의역 문제로
      피드백을 주시는 분들은 딱 두 종류가 있습니다.

      종류 1.
      '번역 그따위로 할래? 니가 번역사냐?'
      종류 2.
      'ㅇㅇㅇㅇ 부분은 ㅇㅇㅇㅇ이라고 생각하는데
      이게 맞지 않나요? 다른 의도가 있어서 쓰신 건가요?'

      님이 번역가라고 생각했을 때
      어떤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고 싶으십니까?
      번역가도 실수할 때가 있습니다.
      사람이니까 당연하죠.
      그런 실수가 있고 관객이 그걸 캐치했다면
      관객의 피드백에 답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피드백 100개 중 99개는
      아주 비정상적인 방식의 피드백입니다.
      저는 저에게 예의 없이 구는 사람들에게까지
      예의 차릴 정도로 성인군자는 아닙니다.

      영화가 나올 때마다 어디가 틀리나 눈에 불을 켜고 보고
      영화가 끝나자 마자 부리나케 블로그에
      'ㅇㅇㅇ의 오역 문제'라고 글을 올리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분들이 무서워서 소위 '정확한' 번역이라는 걸
      내키지도 않는데 해야 할까요?
      번역가들도 그렇게 못해서 안 하는 게 아닙니다.
      그렇게 작업해서 스크린에 걸 수가 없으니까
      그런 식으로 안 하는 것뿐입니다.
      작가들은 작가들 나름대로의 스타일이 있습니다.
      그 스타일이라는 게 관객들 눈에는
      진짜 아니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만
      충분히 프로의 세계에서 먹히고 시장성이 있는
      자막이기 때문에 쓰는 겁니다.

      전문용어 번역 태클이란 얘기가 많은데
      영화 한 편에 나오는 자막 수를 2천 개라고 했을 때
      특정 관객들이 태클을 거는 자막은 그 중 몇 개일까요?
      하나? 두 개? 세 개?
      그 작품을 작업한 번역 작가는 2000개 중 한두 개 때문에
      입에 담지도 못할 욕을 얻어 먹고
      중등 영어도 안 되는 실력의 번역사라고 놀림감이 됩니다.
      영화 내내 자막이 개판이어서가 아니라
      그 한두 자막 때문이란 얘기죠.
      그 자막 용어가 작가의 실수일 수도 있고
      배급사의 요청일 수도 있고 작가의 의도일 수도 있습니다.
      앞뒤 사정 안 보고 '발번역'이라고 욕하는 건
      솔직히 악플이나 다는 초딩이랑 다를 게 없습니다.

      관객들이 먼저 아우성치지 않아도
      도저히 쓸 수 없을 정도로 퀄리티가 안 나오고
      자막에 대한 클레임이 많은 작가라면
      자연스럽게 이 분야에서 도태됩니다.
      업체 입장에서도 그런 작가를 쓰진 않겠죠.
      거기서 관객들 반응을 전혀 몰라서
      계속 같은 작가들을 쓰는 게 아닙니다.
      거긴 직업적으로 관객들 반응을 조사하는 곳이니까요.

      `작가들이 작업한 건 100% 완벽한 번역이다.
      그러니 딴지 걸지 말고
      꼬우면 영어 공부해서 번역 없이 봐라.'

      이런 식으로 이해하신 모양입니다.
      위에도 말씀드렸듯이 작가도 사람인 이상
      실수를 할 수 있습니다.
      그에 대한 관객의 클레임이 오면
      작가에 따라 실수를 인정할 수도 있고
      스스로 반성을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짜고짜 '개새끼야 번역 똑바로 해'
      이러면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요? -_-;;

      건전한 비판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그에 대해 정성스런 답변을 할 준비도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개념 없는 비난엔
      똑같이 개념 없이 비난해 줄 수 있는 준비도 되어 있습니다.
      번역가들은 부처나 예수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아... 물론 부처처럼 속이 넓으셔서
      저런 비난까지 그냥 허허 웃고 넘기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성격이 못 되네요.
      아무튼 진지한 댓글 감사히 읽었습니다.
      영상 번역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자주 놀러오세요.

       Address

    • 음... 2009/07/23 19:29

      원하는 부분만 쏙 빼서 잘라붙였다구요? 그냥 '문단요약'인데요? 다시 그부분 읽어보세요. 아무리봐도 그 문단의 내용은 그런식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제가 할 말은 아닙니다만, 격한 비난은 그냥 무시하세요. 1:多 싸움에 승자는 정해져있는거 아닙니까. 상처는 본인만 받죠. 대응하건 안 하건 본인 자유이긴 합니다만.

       Address

    • BlogIcon 작은평화 2009/07/23 20:12

      글쎄요... 1대 다수 싸움의 승자가
      정해져 있다고 가만히 있을 성격은 못되네요.
      많이 때린 사람이 이기는 게 아니라
      옳은 말을 하는 사람이 이기는 거라고 봅니다.
      그래서 얻어터지면서도 이러고 있네요.

       Add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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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번역가가 본 오역과 실수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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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역  영화' 이런 키워드로 검색을 해 보면 굉장히 많은 글들이 뜹니다. 어느 영화의 어느 대사가 오역이다. 이건 제목 자체가 오역이다. 그런 글들을 읽다 보면 공감하는 부분도 있는 게 사실이지만 대부분의 주장은 이해할 수가 없더군요. 제가 영상 번역을 하기 때문일까요? 저도 이쪽 분야에서 일을 하기 때문에 누구의 어느 작품, 어느 대사가 이렇다 저렇다 말을 하기가 자유롭지는 않습니다. 다만 소위 `영어 좀 안다'하는 관객들이 생각하기에 오역으로 보일 수 있는 말들도 사실 오역이라고 할 수만은 없다는 점을 얘기해 보려고 합니다.


[오ː―][誤譯] <명사> 그릇된 번역. 또는 그르게 번역함.
오역-하다 <타동사><여불규칙활용> 오역-되다 <자동사>


오역은 모두 아시다시피 다른 나라의 말을 우리 말로 옮길 때 의미에 맞지 않게 번역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렇다면 오역의 여부를 따지는 문제는 생각처럼 쉬울까요? 단순한 기사나 예술성이 배제된 번역은 차라리 오역을 따지기가 쉽습니다. 하지만 영화나 소설, 시, 만화처럼 예술성이 있는 작품들은 쉽게 오역의 여부를 가릴 수가 없습니다. 물론 아주 뻔한 경우도 있고 어떻게 생각을 해도 오역이라고 할 수 있는 경우도 있긴 합니다. 영상 번역의 오역과 관련된 이야기를 몇 가지로 줄여서 얘기해 보겠습니다.


첫째, 영상 번역은 제약이 굉장히 심한 작업입니다. 자막 글자 수의 제약도 있고 자막이 화면에 떠 있는 시간(duration)의 제약, 등장 인물 개개인의 성격이나 말투를 따라야 한다는 제약도 있죠. 영상 번역 작가는 이런 제약 속에서 가장 깔끔하고 멋들어진 문장을 창조해야 합니다. 가끔 `어느 영화의 어디가 오역이다'라는 글을 읽다 보면 절대 그 정도 길이로 쓸 수 없는 자막을 올리고 '이렇게 하는 게 정확하다'라는 말들이 많습니다. 이게 가장 많은 경우죠. 인간에게 0.00000000001초 안에 두 줄 자막을 읽고 아무리 길어도 내용 파악까지 순식간에 끝낼 수 있으며 동시에 화면까지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한다면 애초에 영상 번역에 자막 글자 수라는 제약이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인간의 인지 능력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보기 좋은 글자 수로 자막을 만들고 내용을 함축하는 거죠.

이렇게 자막이 길면 대책 없죠? -_-;;

본 영화와 이 자막은 관계가 없음을 말씀드립니다.

번역 작가들도 정확한 뜻이 뭔지는 알고 있습니다. 그대로 옮기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자막을 줄이고 다른 내용을 찾는 거죠. 아래 문장은 뜻이 바뀐 예는 아니지만 어떤 식으로 말을 자르고 줄이는지 보여 드리려고 씁니다.


상황 : 동거하는 커플의 대화 중에 나오는 여자의 대사입니다.
           남자는 오늘도 여기서 자라고 우기고 있네요.(남자는 다 도둑님입니다)

 I mean, I think it’s kind of weird me staying here
when my parents are here.

부모님이 와 계시는 동안

내가 여기 있는 건 좀 이상한 것 같아

부모님도 오셨는데
여기 있긴 좀 그래


긴 문장을 의미가 약간 다르지만 자막 수를 위해 줄이는 경우를 굳이 찾으려니 또 쉽지가 않네요. 작업해 놓은 거 다 뒤질 수도 없고 -_-;; 작업하다 나오면 예로 올리겠습니다.



둘째, 영상 번역은 `문어(literary language)'가 아니라 '구어(spoken language)'로 작업해야 합니다. 자연스러움을 굉장히 중시하는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번역을 원문 그대로 원작자의 숨결까지 옮겨야 한다는 번역주의가 있고 역자의 적극적인 개입을 옹호하며 번역을 제2의 창작으로 생각하는 번역주의도 있습니다. 어느 편이 옳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만 영상 번역에서는 역자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자연스러운 표현을 찾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퀴즈 하나 풀어 보죠.


아래 문장 나왔다면 1~5번 중에 어떤 표현이 정확한 표현일까요?

what are you waiting for?
1. 뭘 기다리고 있어?
2. 안 가고 뭐 해?
3. 땅 파면 돈이 나오냐?
4. 내가 떠 먹여 주랴?
5. 구경만 할래?


답은 몇 번일까요? 항상 1번? 항상 2번? 정답은 '장면을 보지 않고는 말할 수 없다'입니다. 1번이 아니라 2~5번으로 번역을 한다고 해서 오역이 아니라는 얘기죠. 아주 엄격하게 말하자면 원래 뜻을 잘못 옮겼으니 오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해당 장면의 분위기가 더해지면 얘기가 달라지죠. 번역 작가는 대사의 원래 뜻보다는 해당 장면의 분위기나 인물의 말투에 더욱 신경을 쓰게 됩니다. 그 편이 시청자들에게도 훨씬 자연스럽고 보기 좋기 때문입니다.


셋째, pun(말장난)이라는 게 있습니다. 같은 발음이나 같은 철자인 단어로 말장난을 하는 경우죠.

제가 사랑하는 재석 형님 -_-;;



패떳에 나왔던 말장난이죠? ㅎㅎㅎ 여기서는 '감'이라는 글자를 말장난에 사용했습니다. 저는 이거 보고 한참 웃었는데 재미 없나요? -_-;; 아무튼 드라마나 영화를 작업하다 보면 심심찮케 pun을 만납니다. 그때마다 얼마나 난감한지 모릅니다. 발음이 비슷하면 뭘 하나. 우리 나라 말로 옮기면 뜻이 아예 다른 두 단어인데. 그 장면에 나오는 인물들은 그 대사를 듣고 다 웃고 난리를 치는데 그걸 무시하고 번역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그럼 번역 작가들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재미 있는 문장을 만들어야 합니다.  예를 하나 들어 보죠.


상황: 한 커플이 차를 타고 가다가 과속으로 경찰에게 잡혔습니다.

경찰 : You guys were drivin’ pretty fast.
          과속하셨습니다
남자: Oh…. She’s pretty. But we weren’t driving fast.
        
(옆의 여자를 가리키며 대사를 친다. 대사가 끝나고 다같이 웃는다.)
          얘가 예쁘긴 하지만
          과속은 안 했는데요

어떻습니까? 원래 뜻은 저게 맞지만 재미는 하나도 없죠 -_-;; pretty라는 단어를 두고 말장난을 쓴 대사입니다. 이 대사를 보고 고민을 얼마나 했는지 모릅니다. 뭐가 재미 있다고 저 대사에 웃고들 저러는지;; 여기저기 다른 작가 분들한테 의견도 구하고 난리를 쳤습니다. 그래서 나온 게 아래 자막입니다.

속도위반 하셨어요

결혼도 안 했는데
 속도위반이라뇨

위와 같은 예처럼 원뜻과 아예 다르지만 재미를 위해 아예 문장을 새로 쓰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아주 극단적인 예를 든다면 작가가 pun을 처리하기 위해 '사과'를 '배'로 쓴다고 해도 오역이 아니라는 겁니다.


케이블이든 DVD든 극장이든 오역이 나올 수 있는 확률은 있습니다. 하지만 그 확률은 지극히 낮습니다. 번역 작가들은 바보가 아닙니다 -_-;; 물론 말씀드린 것처럼 터무니 없는 실수의 오역이 나올 때도 있습니다. 그 정도는 인간의 실수라고 생각하시는 게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케이블로 나가는 자막도 영상과 합쳐지기 전까지 2~3명을 거쳐 갑니다. 극장에 나가는 자막도 작가를 거쳐서 자막 시사를 하고 다시 수정을 합니다. 원칙적으로는 오역이 `없다'라고 하는 게 맞습니다. 영상 번역을 업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극장을 가도 TV를 봐도 자막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게 사실입니다. 제가 볼 때 실수가 보이는 부분도 있는 것처럼 누군가 다른 분들도 제 자막을 보면서 그런 생각들을 하시겠죠? 저는 그게 ㅎㄷㄷ 무섭습니다 -_-;; 직업인지라 자막에 신경 쓰느라 영화에 집중도 못하고 혼자 중얼 거리다 나오는 경우도 많은데 괜히 이 문장이 이렇네 저렇네로 열을 올리기보다 영화에 집중하고 가볍게 즐기는 게 정신건강에 훨씬 좋은 선택이 아닐까 합니다. 그거 하나 더 찾아낸다고 남들보다 똑똑한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니고 남들보다 영어를 잘하는 것도 아닙니다.


결론 : 혹시 제 드라마에서 오역 찾으신 분
조용히 메일 주시면 silence를 대가로 술이라도 한 잔... -_-;;


관련글 :
2008/08/01 - [영상번역 이야기/영상번역?] - 영상번역가가 본 오역과 실수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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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add yours?)

  1. BlogIcon 펀펀데이 2008/11/13 10:36

    말장난같은 부분은 정말 어렵겠네요.
    저런 고충이 따르는지 몰랐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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