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번역 속 은어, 속어, 비어의 사용 한계영상번역 속 은어, 속어, 비어의 사용 한계

Posted at 2009/10/02 20:30 | Posted in 영상번역 이야기/영상번역?

번역 작업을 하다 보면 fuck, shit, damn 같은 비속어가 엄청나게 많이 나옵니다. 사실 저 세 단어는 욕이라고 부를 수준도 안 됩니다. 우리 말 정도로 욕이 무궁무진 다양하진 않지만 영어에도 온갖 욕에서 요즘 유행하는 비속어까지 굉장히 많습니다. 이런 것들을 번역할 땐 어떻게 작업하느냐? 아주 간단합니다. 그냥 전부 허용 가능한 말로 고쳐 버립니다. 케이블이나 공중파 번역 작업에서는 욕설이나 비속어를 쓸 수 없습니다. 그래서 케이블 영화나 미드에서 보는 욕이라고 해 봐야 '제길' '망할' '젠장' 밖에 없는 겁니다.

극장에서는 그나마 사용하긴 합니다. 과하지 않은 한도에서 사용하긴 합니다만 아무리 심한 욕이 나와도 막말로 '씨팔'을 사용하진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써 보고 싶긴 합니다. 최근에 이런 기사를 봤습니다.

막가는 영화 자막 '해도 너무해'

요즘 유행하는 비속어가 너무 많이 나온다는 지적입니다. 저도 이 기사에서 지적하는 '어글리 트루스'를 봤습니다. 영화 번역에서는 아주 드문 표현인 '따먹다'라는 말도 나옵니다. 다소 충격적인 표현이긴 하지만 캐릭터가 그런 뉘앙스로 말하는 걸 어쩌겠습니까. 주인공의 말투가 굉장히 거칠고 원색적입니다. 그러니 번역 작가도 원색적으로 자막을 쓰는 게 옳은 방향이 아닐까 합니다.

영화 속에서 양아치 갱 한 명이 후려치는 뉘앙스로 '씨팔 졸라 좋아'라고 하는 대사를 했다고 해 보죠.(아 어글리 트루스에 '졸라'라는 표현도 나왔습니다. 극장에서 처음 본 표현인데 여기서 관객들 다 웃었답니다) 이걸 번역할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말 좋아 죽겠어'로 하면 될까요? 저렇게 이쁘게 말하는 갱 못 보셨을 겁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건 영화 속 인물이 비속어로 떠드는데 그걸 한국어로 옮기는 과정에서 비속어를 쓰면 안 된다는 논리가 말이 되느냐는 겁니다. 영화 속 인물은 요즘 유행하는 비속어를 날리면서 아주 유창한 욕설 콤보를 사용하는데 욕설이고 비속어고 유행어고 하나 쓰지 말고 그 대사를 처리하라는 건 좀 우습죠.

요즘 한국 영화에 욕설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는 잘 아실 겁니다. '씨팔' '개새끼' '졸라' 등등 아주 흔한 욕은 다반사입니다. 영화 '친구'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유호성 씨가 마약에 쩔어 있는 장면에서 아내에게 이런 욕을 하죠. '남자들 보니까 보X가 벌렁벌렁 하나?' 영화를 보면서 깜짝 놀랐던 부분이기도 합니다만 요즘 한국 영화에서는 언어 표현의 한계가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런데 왜 유독 자막에만 이렇게 도끼눈을 하고 보는 걸까요? 시각적으로 인지되는 부분이라 자극이 더 크게 느껴지는 걸까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자막의 표현 한계도 없어야 한다고 봅니다. 번역 작가들도 특이한 상황을 제외하면 평범한 인물이 평범한 대사를 하는데 유행어와 비속어를 남발하는 자막으로 작업하지 않습니다.

유행어, 비속어, 욕설을 못 써서 근질근질 거리는 건 아니지만 가끔은 '미친 년'도 쓰지 못하는 현실에 정말 숨이 턱턱 막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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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은 혹시나 밑 기사를 읽고 오해하는 분이 있을까 봐 적습니다. 번역가가 되기 위해서 대학원을 다니는 경우는 굉장히 드물고(아주 극히 드뭅니다) 커리어에 도움이 된다고 말하기도 어렵습니다. 인맥을 쌓기 위해서? 이 부분도 회의적입니다. 대학원에 간다고 번역 비지니스 인맥이 생기는 건 아닙니다. 저 학생 분이 오해를 하는 부분이 상당 부분 있습니다. 고시와 개봉관 번역을 동일시 하는 것 같은데 아닙니다 -_-;; 인터뷰를 해서 기사를 쓰려면 실제 번역 작가를 만나서 해야지 지망생의 감상을;;;

영어가 아닌 제 2외국어의 경우는 이런 '독식' 현상이 더 심하다. 중국어 영상번역가를 준비중인 김하은씨(26)는 "번역가가 되기 위해서 대학원을 다니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 역시 실력을 배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맥을 쌓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그는 이어 "영화 번역은 문이 워낙 좁아서 발을 집어넣기가 힘들다"며 "그래도 한번만 제대로 하면 그냥 계속 쓰는 경우가 많아서 다들 미련을 못 버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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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행어나 인터넷 용어들이 자막에 등장하는 건 문제라고 봅니다. 자막의 질이 전체적으로 낮아지는 느낌이 듭니다. 박물관이 살아 있다 이후 영화관에 갈 때 박지훈씨가 번역했는지 어땠는지 확인하는 정도에까지 이르렀으니까요.

    다만 비속어와 욕설에 대해서는 작은평화님과 의견을 같이 하고 싶군요. 말이야 바른 말이지, 외국의 수많은 욕들에 대한 번역에 전부 이의제기를 하고자 한다면 일단 욕설이 넘쳐나는 한국 조폭영화부터 뜯어고치고 볼 일이죠.
    • 2009/10/06 12:50 [Edit/Del]
      뭐든 정도가 중요한 거겠죠 ㅎㅎ
      저는 외계어가 아닌 유행어 수준이라면
      잘 들어맞는 정황에서 사용하는 게 좋다고 보거든요.
      예를 들어 no makeup 같은 표현이 나오면
      `쌩얼' 같은 표현으로 받을 수도 있고요.
      재미있는 장면이라면 자막 수도 효율적으로 줄이고
      뜻도 쉽게 통하고 젊은 층 관객에게
      어필까지 할 수 있는 좋은 방식이라고 봐요.
      물론 라푸티안님 말처럼 무분별한 사용은 문제가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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