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Post in | 영화 이야기
- Post at | 2009/02/09 22:24 | by 작은평화.
- View comment
세븐 파운즈 - 인간의 나약함에 대하여(스포일러 포함)
|
|||||||||||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초반부에 잠깐 졸았습니다. 전날 늦게까지 일했다고 변명을 해야 하나... 모르겠습니다. 내내 팽팽한 긴장이 흐르는 영화를 좋아하는 제게는 조금 지루한 영화였던 것 같네요. 어떤 영화인지 무슨 내용인지 전혀 모르고 영화관에 갔습니다. 그러니 더 답답하고 지루할 수밖에요. 영화에 집중하기 시작한 건 중반부터였습니다.
영화 속 주인공 벤은 자신의 모든 것을 줄 7명을 찾아 그들의 심성을 시험합니다. 장님인 에즈라에게 전화를 걸어 차마 참지 못 할 정도의 모욕을 내뱉고 나머지 사람들에게도 나름대로의 시험을 줍니다. 여기서 들었던 의문 하나. 벤은 자신이 실수로 낸 사고로 7명을 죽였고 그에 대한 보상으로 자기를 희생하여 7명에게 새 인생을 주기로 결심했습니다. 벤이 죽였던 사람들은 선악을 떠나 아무 것도 모른 채 우연히 죽은 것뿐인데 왜 벤은 7명에게 시험을 주고 평가하는 것일까요? 그저 아무 이유 없이 줘야 마땅한 게 아닐까요? 영화를 다 보고 나오면서도 들던 의문이었습니다.
한참을 생각한 끝에 나온 결론은 인간이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닐까... 하는 공감이었습니다. 나 때문에 죽은 사람들이 어떤 사람인지는 모르지만 내가 전재산을 주고 몸을 주고 생명을 주려고 마음 먹은 사람이면 선하고 좋은 사람이어야 한다... 어떻게 보면 억지일 수도 있고 어린 아이 투정 같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평생 온전히 자신만의 것이었던 대상을 타인에게 주는데 아무런 미련도 아무런 분노도 없이 줄 수 있을까요? 줘야 한다고 수백 번도 더 결심하고 계획했지만 현실에서 피부로 부딪혀 보니 너무 안타깝고 화가 나서 그들을 계속 떠보고 분노를 표출하고 하는 게 아니었을까요? 벤이 너무 가여웠습니다. 인간은 정말 약한 존재라는 것도 다시 느낍니다. 그 약함을 포장하지 않고 그대로 표현해 준 부분을 크게 평가하고 싶습니다.
번역은 '박지훈'님이 해 주셨습니다. 평소 박지훈님의 자막 스타일보다는 약간 긴 호흡인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평소 같으면 영화 초중반에 스타일 파악이 되는데 끝나고 역자 이름이 나올 때까지도 반신반의하고 있었습니다.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이 많이 되셨던 걸까요? '벤의 이야기를 하나도 빠짐없이 들려주고 싶다.' 이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작품의 성격에 따라 다양한 스타일을 보일 수 있는 경험이 부러운 작품이었습니다. 요즘은 영화를 볼 때마다 집에 오면서 다시 생각해 봅니다.
내가 이 영화를 작업했다면
자막의 길이나 단어 선택 이외에
인물의 감정을 전할 수 있는 방법으로
어떤 것을 선택할 수 있을까?
자막의 길이나 단어 선택 이외에
인물의 감정을 전할 수 있는 방법으로
어떤 것을 선택할 수 있을까?
| Tweet |
| |

Trackback Address :: http://subtitler.net/trackback/4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