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다고 틀린 건 아니야.
부모에게, 친구에게, 이성에게, 선후배에게, 주위 어른들에게 `넌 참 남이랑 다르게 산다'라는 말을 자주 듣곤 한다. 글쎄다... 뭐가 그렇게 남과 다르게 사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얘기를 하는 사람이 주위에 많다. 유난을 떨면서 살려고 애쓴 적도 없고 굳이 남과 차이를 보이면서 살려고 한 적도 없는데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그렇게 보이나 보다. 직업이 이래서 그럴까? '남과 다르다'라는 말은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다. 하지만 '남과 다르기 때문에 철이 없다'라는 말은 수긍할 수가 없다. 여느 사람들이 사는 방식대로 그렇게 살면 나도 나이에 맞게 철이 드는 걸까. '남과 다르기 때문에 틀렸다' 내겐 항상 이 말처럼 들린다. 내게 안 좋은 얘기들은 비뚤게 보는 성향이 있는 건 잘 안다. 하지만 다르다고 해서 틀렸다고 말하는 건 그 자체가 모순이다.
물론 남과 비슷하게 생각하고 비슷하게 행동하고 비슷하게 살면 '철이 없다', '틀렸다' 따위의 소리는 듣지 않을런지도 모른다. 하지만 세상 모두가 그렇게 살고 싶어하는 건 아니다. 그들의 말처럼 '다른' 사람도 있는 거니까. 아주 유난을 떨면서 남과 다르게 살고 싶다는 얘기가 아니다. 그저 난 짧고 한 번밖에 없는 인생 웃으면서 내 뜻대로 살고 싶을 뿐이다. 그게 남과 다른 삶이어도 상관없고 남이 틀렸다고 손가락질해도 상관없다. 백만 년 전부터 있던 얘기지만 내 인생 남이 대신 살아 주진 않으니까.
언젠가부터 내 삶의 1원칙이 된 말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건 나'라는 말이다. 이기적인 말일까? 그렇다고 볼 수도 있겠다. 학교에서 배운 내용과 다르지만 난 타인을 위해 살고 싶은 생각은 없다. 나는 날 위해 사는 게 옳다고 본다. 그렇다면 이 관점에서 볼 때 슈바이처 박사나 테레사 수녀와 같은 인생은 멍청한 인생일까? 그렇지 않다. 그들은 자신이 봉사하는 인생을 선택했고 거기서 행복을 느꼈기 때문에 그런 인생을 산 것뿐이다. 나도 내 인생에서 가장 보람을 느끼고 행복을 느끼는 일이 봉사라면 오지라도 들어가겠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목숨도 줄 수 있다'라는 말이 있다. 나처럼 세상에서 나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저런 행동을 할 수 있을까? 저런 행동을 하는 것 자체가 내가 아닌 남을 위한 삶 아닌가? 꼭 그렇게 볼 순 없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고 저 사람을 위해 죽는 게 내가 가장 원하는 거라면 내 행복을 위해 목숨을 내어 놓는다' 이렇게 정당화할 수도 있겠다. 이렇게 풀어 써 놓으니 -200%도 로맨틱하지 않다. 세상 그 어떤 여자가 저런 말을 좋아하겠나. 자식을 위해 목숨을 내어 놓는 일도 내가 그 아이를 그만큼 사랑한다면, 내가 대신 죽는 게 내게 더 행복한 일이라면 당연히 내어 놓을 수 있다. 물론 자식을 그 정도로 사랑하지 않는 부모는 아주 드물다. 자식을 낳아 보지 않아 장담할 순 없지만 자식과 나 둘 중 하나가 꼭 죽어야 하는 상황에서 내 목숨 하나로 정리가 된다면 내 목숨을 내어놓는 편이 내게도 행복한 일이 될 것 같다.
`내가 누구 때문에 이렇게 산다.' 같은 말은 지금도, 혹은 나이가 들어서도 하고 싶지가 않다. 하고 싶으면 지금 해라. 어차피 내 결정의 책임은 내가 지고 사는 거... 남을 위한 인생을 살면 하늘의 복을 받고 천국에 간다고 믿는다면야 그렇게 살아야겠지만 난 천국 같은 거 안 믿는 사람인걸. 사람은 죽으면 그걸로 끝인 거야. 세상에서 내 이름 석자가 처음부터 없던 것처럼 지워지는 거. 이런 게 죽음이고 그렇기 때문에 무서운 거야. 그래서 지금이 중요한지도 모르고...
내가 남과 다르게 살든 나만을 위해 살든 어떤 인생을 살아도 틀린 인생은 아니다. 말 그대로 '다른' 인생일 뿐이지. 맞춤법만 봐도 뻔히 아는 사실을 멍청하게 혼동하지 말자.
'보여 주는 일기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생각이 길어진다. (0) | 2009/09/21 |
|---|---|
| 인연 (0) | 2009/09/21 |
| 위장전입이 대세는 대세다. (1) | 2009/09/17 |
| 운다고? (0) | 2009/09/08 |
| 게으름은 죄악일까. (0) | 2009/08/14 |
| 다르다고 틀린 건 아니야. (1) | 2009/07/30 |
| 아버지와 아들 (0) | 2009/07/14 |
| 디비디프라임 건 (9) | 2009/06/30 |
| 서울대학교 교수들의 대 정부 성명 2006.6.3 (0) | 2009/06/03 |
| 개같은 경우... (3) | 2009/05/23 |
| 8월의 크리스마스 (1) | 2009/05/13 |
Twitter
Facebook
RSS

back to top
2010/03/27 03:48
비밀댓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