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새벽 5시 05분 침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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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인류는 왜 어둠을 두려워하게 됐을까. 어둠 속에 무엇이 숨어 있는지 모르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무슨 일이 닥칠지 모르면 두려움도 찾아오기 마련이다. 무지(無知)에 대한 공포. 인간은 본능적으로 어둠에 두려움을 느끼는 존재가 아니었을 것이다. 어둠이 아니라 어둠 속에 숨겨진 뭔지 모를 것들에 다치고 죽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에 두려워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두려움들은 전승, 혹은 진화라는 것에 의해 후손들의 유전자에 기록되었을지도 모른다.

결국 진짜 위험한 것은 어둠 그 자체가 아니라 어둠에 감춰진 위험한 것들이다. 어두움은 깨달음을 주려는 신의 또 다른 훈계 방식일지도 모른다. 익숙하고 안전했던 모든 것들도 한 순간에 치명적인 위협으로 변할 수 있음을 일깨우려는 수단으로. 또한 그렇게 변한 위협도 시간이 흘러 날이 밝으면 다시 익숙하고 무해하고 심지어 유용한 것들이 될 수도 있음을 일깨우려는 것. 신이 빛과 어둠에 허락하는 시간은 동일하다.

인생의 반도 어둠일런지 모른다. 하지만 두려워하지 말자. 진짜 두려운 것은 어둠 속에 가려진 것들이다. 그것들이 두려워도 아예 눈을 감지는 말자. 언젠가 날이 밝아 살펴보면 아무것도 아니었거나 내게 꼭 필요한 것이었음을 알게될지도 모르니. 신이 내린 어둠의 은총을 경외하되 거부하고 외면하지 말자.

어두운 밤이 매력적인 이유는 비단 같은 검은 장막 아래 비밀스럽고 놀라운 비밀을 숨기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어둠이 찾아오길 고대하며 한껏 치장하고 조용히 내려오는 그녀를 맞이하자. 운이 좋으면 희미한 달빛을 비춰 순결한 대지의 속살을 슬쩍 보여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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